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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왜 생겼고 왜 무섭게 분장할까?

HERN의 공간 2022. 10. 2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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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마지막 날은 1년 중 가장 무서운 날이죠.
언제부턴가 세계는 핼러윈만 되면 무서운 분장과 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파티를 하고 있어요.
핼러윈은 일반적으로 미국의 명절로 알려졌지만, 그 유래는 고대 유럽에서 시작돼 오늘날 전 세계 각국에서 즐기는 굉장히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어요.
핼러윈은 언제 시작되었고, 왜 무섭게 분장을 하는 걸까요?
 
핼러윈은 기원전 500년 전 무렵 아일랜드에 살고 있던 '서우인'(Samhain) 축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켈트족은 인도 유럽어족의 일파로 유럽 역사에서 기록된 가장 오래된 부족 중 하나이고,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 북부 지방에 살았던 전사민족으로 로마와 오랫동안 대립각을 세웠어요.

켈트족은 1년을 12달이 아닌 10달로 보아 10월 31일이 그 해의 마지막 날이고, 이 날은 여름이 끝나고 추수가 시작되는 날이며, 어둡고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었죠.
켈트족은 새해 전날 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흐려져 유령이 이승으로 내려온다고 믿었어요.

서우인은 새해를 기념하며 죽은 자들의 영혼이 평온하기를 기원하고 악령을 쫓았다고 해요. 죽은 이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제물로 바칠 농작물과 동물을 태우는 신성하고 거대한 모닥불을 만들고, 동물 머리와 가죽으로 구성된 의상을 입고 노래 부르고 춤추며 운세를 보는 풍습이 있었어요.
또한 켈트족은 악령들이 자신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 자신을 같은 악령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분장하는 풍습이 있었어요.
 

다른 의견으로 일부 역사가들은 핼러윈의 뿌리가 고대 로마에 있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로마에도 영혼과 관련된 축제와 의식이 여럿 있었죠.
로마인들은 서기 43년 영국땅을 정복했을 때, 켈트 문화와 전통은 로마 관습에 통합되었어요.

레무리아(Lemuria)라는 5월 9일, 11일, 13일에 열리는 로마의 종교 축제로, 이 기간 동안 세계를 괴롭히는 매장되지 않은 죽은 자(여우원숭이)의 유령과 악의적인 세력으로부터 로마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련의 의식이 거행되었어요.
 
파렌탈리아(Parentalia)는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해 열리는 로마의 축제로, 2월 13일에 시작해 2월 21일에 끝나는 긴 축제였어요.
원래는 죽은 가족들을 추모하는 축제였지만, 점차 죽은 자를 포함해 확대되었어요.
서우인과 마찬가지로 죽은 이가 살아있는 사람들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시기라고 믿었고, 죽은 자들을 달래디 위해 음식과 선물을 바쳤어요.

로마의 이런 축제가 있지만, 핼러윈은 결정적으로 로마의 포모나(Pomona) 축제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이 많아요.
포모나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과일, 특히 사과와 씨앗의 여신이에요.

포모나 축제 기간 동안 과거 로마인들은 물과 불의 신들이 농작물을 파괴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견과류와 사과를 제물로 바쳤고,
수세기에 걸친 로마인과 켈트인이 지금의 영국 프랑스에 해당하는 지역에 나란히 살았기 때문에 포모나 축제의 측면이 켈트족의 삼하인 축제에 영향을 미치고 현대적인 핼러윈으로 이어졌다고 하죠.

하지만 포모나 축제는 여러 논란이 있는데, 축제를 8월 23일에, 혹은 11월 1일에 했다는 상반된 주장이 있죠.
하지만 어느 작품에도 포모나를 기리는 축제에 대한 언급은 없고, 실제로 포모나 축제의 증거는 없다고 해요.

8월 13일은 포모나의 남편인 계절 신 '베르툼누스'(Vertumnus)를 기념하는 베르툼날리아(Vertumnalia) 축제가 있었죠.

그래서 포모나 축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어요.
이런 오류는 18세기 영국의 변호사이자 지형학자이자 골동품 수집가인 '윌리엄 허친슨'(William Hutchinson)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윌리엄 허친슨은 발롱의 『라틴어 언어학』(De Lingua Latina)의 한 구절을 잘못 읽은 데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그는 "11월 1일은 포모나 축제를 보존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썼고, 이후에 비판하는 사람 없이 퍼져나갔죠. 문제의 구절(6.20-21)은 먼저 8월의 몇 가지 축제를 묘사한 후, 다른 문장에서 베르툼나리아가 '이 시기에' 축하한다고 말하지만, 날짜는 명시되지 않았어요. 다음 문장에서는 10월의 축제인 메디트리나리아에 대해 언급하고 있죠. 하지만 이때는 8월을 의미하고 있어서 10월로 오해한 독자가 있었을 가능성도 많다고 해요. 베르툼나리아에 관한 오류가 1696년 Laurentius Begerus의 저서에서 비롯된 것으로 되어 있는데, 현재로서는 입수할 수 없어서 허친슨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정말 뿌리 깊은 오류죠..

아직 핼러윈이라는 이름의 축제는 없었는데, 핼러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기독교에서는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이 있어요.
모든 성인 대축일의 기원은 교황 보니파시오 4세는 609년 5월 13일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성모 마리아와 모든 순교자들을 기리는 교회로 봉헌한 것이 시작으로 추측되고 있어요.
 
이후 교황 그레고리오 3세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예배당을 봉헌하면서 순교자들과 교회력에 있어 축일이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포함시켜 날짜를 11월 1일로 변경했어요.
원래는 로마에만 국한되었지만, 835년 교황 그레고리오 4세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기독교 의무 축일로 지정하고 전 교회에 확대되었어요.
 
기독교는 이교도를 인정하지 않지만, 중세 초기에는 교세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기 때문에 각 지역의 토속 신앙의 접점을 찾아 포용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9세기에 이르러 기독교의 영향은 켈트족의 땅에까지 퍼지게 되는데, 기독교는 11월 2일을 죽은 자를 기리는 날인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로 정했고, 서우인을 기독교의 축제로 재구성하려고 시도했죠.
 
영어로 모든 성인 대축일을 '올 세인트 데이'(All Saint day)라고 하는데, 과거 중세 영어로 성인을 '핼러우스'(Hallows)라고 불렀어요.
그래서 과거에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올 핼러우스 데이'(All Hallows day)라고 불렀죠.
 
종교 축일과 명절 등의 전날 밤을 '이브'(eve)라고 부르는데, 이브닝(evening)의 줄임말이에요.
12월 24일은 크리스마스이브인 것처럼 말이죠.
올 핼러우스 데이의 전날 10월 31일도 '올 핼러우스 이브'(All Hallows Eve)이라고 불렀어요.

스코틀랜드 지역에서는 이브를 '인'een(e'en)이라고 불렀는데, 나중에 스코틀랜드의 영향으로 '핼러우스'(Hallows)와 '인'(een)이 합쳐져 지금의 이름 ‘핼러윈’(Halloween)이 되었어요.

18세기 중엽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약 1백만 명의 아일랜드인들이 북미로 이주했어요.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의 핼러윈은 켈트족의 풍습을 간직하고 있던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치르는 소규모 지역 축제였지만, 점점 미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아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 유럽과 아시아에 퍼져나가게 되었어요.

세계적으로 나라마다 죽은 이를 기리는 축제는 정말 많아요.
몇 가지 축제를 살펴볼게요.
한국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죽은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추석이 있죠.

중국에는 음력 7월 15일에 “중원절(中元節)”이 있는데, 중국은 음력 7월을 귀신의 달[鬼月]로 여기고 있어요.
중원절은 천국과 지옥의 문이 열리고 돌아가신 조상을 포함해 모든 혼령과 귀신이 땅으로 내려온다고 믿어, 이들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음식을 올리고 향을 피워 제사를 지내며 종이돈을 태워 공양하거나 공연으로 혼령들을 즐겁게 하는 날이에요.

일본은 8월 13~16일에 조상의 영혼을 기리는 ‘오봉’(お盆)이라는 큰 명절이 있어요.
오봉은 불교에 일본 전통 신앙인 신도가 결합한 축제인데, 이 기간 조상의 영혼을 모시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죠.
메이지 유신 전 음력을 사용했을 때에는 음력 7월 15일에 기념하였지만, 음력을 완전히 폐지하고 양력을 사용하는 현대 일본 사회에서는 양력 8월 15일을 전후로 명절을 기념하죠.

네팔에는 소의 축제 “가이 자트라(Gai Jatra)”가 있는데, 이날을 고인의 영혼이 천국에 갈 수 있는 유일한 날이라고 믿어요. 그리고 소는 고인의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고, 고인은 소꼬리를 잡고 상징적으로 고통과 괴롭힘의 강인‘ 바이타라니 강’을 건너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 지난해 가족 중 한 명이 사망한 경우 그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소를 앞세워 행진을 하는 것이 관습이에요. 하지만 소가 없는 경우 ‘신성한 소’ 분장을 한 어린 소년으로 대체하죠.

필리핀에는 천주교 신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이 상당히 중요한 날이에요.
운다스(Undas) 또는 망자의 날(Araw Ng Mga Party)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필리핀인들은 전통적으로 죽은 가족의 무덤을  방문하고 청소와 수리를 하며 이 날을 기념해요. 일반적인 간단히 양초와 꽃을 준비하고 음식을 먹어요. 더 나아가 공동묘지에서 동창회를 열고, 게임을 하고,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며 남은 낮과 밤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고 해요.

볼리비아에는 11월 8일 나티타스 축제, “해골 축제(Día de los Natitas)”가 있어요.
‘나티타스’는 ‘코가 없음’이라는 볼리비아 원주민어로 코가 파인 두개골의 모습을 가리키죠.
볼리비아 사람들이 들고 나온 해골은 조상의 두개골이에요. 저마다 가정에서 모시는 조상님의 두개골을 화려하게 꾸며 복을 기원하죠.
사람들은 해골에 꽃과 천, 모자, 선글라스 등 화려하게 장식하고 촛불 담배를 갖췄어요.
볼리비아 사람들은 이 두개골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해골을 부적처럼 보관하면 가족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것은 콜럼버스 이전의 엄밀히 말하면 비기독교 의식에서 유래했어요. 해골이 악한 기운을 막아주고 소원을 들어준다고 믿는 볼리비아 원주민 우루 치파야(Uru-chipaya)의 풍습으로부터 전해졌는데, 우루 치파야 부족은 친족이 사망한 지 1년이 지나면 시신을 발굴해 보관했어요.
축제를 위해 사람들은 무덤에서 해골을 꺼내는데, 해골을 많이 모실수록 악령을 내쫓는 효과가 더 크다고 믿기에 몇 개씩 모으는 경향이 있고, 이때 가족뿐만 아니라 무연고 해골을 구하기도 하죠.

‘멕시코에도 정말 유명한 망자의 날(El Día de los Muertos)’이 있어요.
망자의 날(Día de Muertos)은 멕시코 중부 아즈텍과 더 오래된 올멕인들이 죽은 자들을 기리기 위해 두개골을 사용했어요.
아과테말라에도 망자의 날이 있는데 여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한때 아즈텍 사원에 놓였던 두개골은 죽은 자들을 기리고 소통하기 위한 상징으로 6세기 이상 지속되어 왔었어요.
16세기 스페인이 아즈텍 제국을 정복한 후 가톨릭 교회는 1년 내내 죽은 자를 기리는 원주민 축하 행사와 의식을 가톨릭 기념일인 11월 1일 모든 성인대축일은 죽은 어린이들을 기리고, 1월 2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은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 전통과 사후세계에 대한 생각이 융합되었어요.

과거에 죽은 자를 기리는 축제에서 현대로 접어들어 종교적인 의미나 색채가 빠지고 어른과 아이, 지역사회가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었어요.
지금은 과거와 같이 유령처럼만 분장하지는 않고, 각종 영화나 만화 캐릭터처럼 무섭기보다는 재미있게 분장을 많이 하기도 하죠.
여러분은 핼러윈 데이에 유령처럼 분장을 해보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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